‘웰다잉’ 마지막을 존엄하게(10)존엄사와 안락사, 우리의 인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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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마지막을 존엄하게 – 존엄사와 안락

사, 그리고 조력 존엄사의 차이

현대 사회에서 웰다잉(Well-dying)은 단순히 ‘아름답게 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주체적인 선택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죽음을 이야기할 때 자주 혼동되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존엄사, 안락사, 조력 존엄사입니다. 세 용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윤리적·의료적 의미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1. 존엄사, 안락사, 조력 존엄사의 정의

• 안락사: 회복 불가능한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의료진이 직접 환자의 죽음을 유도하는 행위. 적극적인 개입이 특징입니다.
• 존엄사: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자연스럽게 임종을 맞이하는 방식. 환자가 ‘더 이상의 무의미한 연명’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 조력 존엄사: ‘의사 조력자살’이라고도 불리며, 환자가 의료진이 처방한 약물을 스스로 복용해 삶을 마감하는 방식입니다.

2. 우리나라의 법적 현황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연명의료 거부권인 ‘존엄사’만이 법적으로 인정됩니다. 2018년 시행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말기 환자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치료 등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 두면,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도 가족과 의료진이 환자의 뜻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락사와 조력 존엄사는 여전히 불법입니다.

3. 해외 사례와 비교

해외에서는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안락사와 조력 존엄사가 합법화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2002년 ‘안락사 및 의사 조력자살 법’을 제정해, 환자가 자발적이고 반복적인 요청을 하고, 의사가 엄격한 조건을 충족했을 경우 허용합니다.

스위스의 경우, 비영리 단체를 통한 조력 존엄사가 가능하며, 환자는 스스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4. 웰다잉 문화 속 죽음의 자기결정권

웰다잉은 단순히 죽음을 준비하는 것을 넘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게 맞이하려는 노력입니다. 존엄사는 인간의 기본권인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제도이며, 환자가 무의미한 고통 속에서 생명을 연장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그러나 안락사와 조력 존엄사는 윤리적 논란이 큽니다. 종교적·문화적 배경,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의 균형 문제, 오남용 가능성 등이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입니다.

5. 존엄한 죽음을 위한 준비

우리 사회가 웰다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가족과 충분히 대화하고, 의료진과 상담을 거쳐 문서로 남기기
• 죽음 교육 활성화: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웰다잉 교육 프로그램 운영
• 법·제도 개선 논의: 조력 존엄사 등 새로운 선택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두렵지만, 웰다잉 문화는 우리가 남은 시간을 더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가도록 도와줍니다. 존엄사, 안락사, 조력 존엄사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